슈프림 피그먼트 코팅 S 로고 6패널 블랙. 사실 이 모자는… 뭐랄까, 정답이 없는 모자예요. 요즘 다들 깨끗하게 빠진 나일론 캡이나 하드 스트럭처드 캡 쓰잖아요. 근데 얘는, 좀 달라요. 색이 일단 새까맣지가 않아요. 피그먼트 블랙이라 해야 하나, 그냥 오래된 도로 위 아스팔트 같달까요. 햇빛 한 번 맞으면 톤이 미묘하게 뜨고, 그림자 속에선 다시 눌립니다. 그 흔한 광택이 없어요. 그냥 ‘건조한 검정’. 이상하게 그게 멋있어요. 로고는 S 하나. 끝. 근데 그 S가 깔끔하게 박혀 있어서, 괜히 더 세 보입니다. 슈프림 치고는 과하게 조용하고, 그렇다고 심심하진 않아요. 그게 좀 웃겨요. 대놓고 심플한데, 그냥 지나치기엔 또 존재감이 있거든요. 스트랩도 천이라서, 뒷부분에 그 싸구려 금속광 없고요. 조용하게, 태연하게 머리에 앉습니다. 모양은 딱 여유 있는 여섯 패널. 챙 각도도 살짝 내려와 있고, 머리에 썼을 때 ‘모자 썼네’ 느낌이 아니라 그냥 원래 내 얼굴이 이런 듯 어색하지 않아요. 몇 번 구겨 써도 되고, 가방에 넣었다 꺼내도 됩니다.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모자예요. 이 모자가 웃긴 게요, 새 건데, 처음부터 ‘새 거 같지 않은 척’을 해요. 그 미묘한 바램, 손때 같은 톤. 딱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빈티지 좋아하지만 굳이 80년대 모델을 뒤질 정도는 아닌 사람들. 그냥 살짝 낡은 느낌, 그 정도. 이게 그 맛이에요. 요즘 다들 신상 깨끗한 거, 각 잡힌 거 찾는데… 이상하게 전 이런 거에 끌립니다. 태가 안 나오는 듯 하면서도, 입으면 또 그렇게 멋있어요. 이건 그냥 ‘꾸안꾸’도 아니고 ‘올드스쿨’도 아닌, 그냥 시간이 살짝 묻은 척하는 모자랄까요. 누가 써도 자연스럽고, 딱히 유행도 없고, 그래서 오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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