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et the Seller
'제2의 빔즈'를 꿈꾸는 AAO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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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04일
후루츠에서 옷을 사고파는 일은 거래를 넘어, ‘결’을 나누는 일에 가깝다. 같은 시대를 다르게 입어온 사람의 손끝에서, 결은 오래 남고 더 깊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 결이 쌓여 만든 안목과 스타일이야말로 나를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고 낯선 이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된다. <Meet the Seller>는 자신만의 결로 타인의 감각을 넓힌 셀러를 만나는 인터뷰 시리즈. 두 번째 주인공은 편집숍 AAO를 운영하는 박기범. '제2의 빔즈'를 꿈꾸며 하나의 브랜드를 빚어가고 있는 그의 곡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AAO
🅠 AAO를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일본 문화를 하나의 경험으로 제안하는 AAO입니다.
🅠 'AAO'는 무슨 의미인가요?
로고 자체에 의미는 없고 미학적으로 예쁜 알파벳을 나열해서 만들었습니다. 디스이즈네버댓이라는 브랜드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또 AAO가 일본어로 파랑이거든요. 파랑 중에서도 코발트 블루를 좋아해서 키 컬러로 설정했어요.

@AAO
🅠 한국의 공대생이 일본으로 상경해 샵을 운영하는 오너가 되기까지 긴 여정을 듣고 싶어요.
음, 제게 ‘패션’은 어릴 때부터 재미있는 키워드였어요. 유채를 전공하신 어머니와 옷을 좋아하는 누나 밑에서 자연스럽게 접했거든요. ‘남자는 공대’라는 아버지의 조언으로 공대에 진학했지만, 막학기 인턴을 하던 중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도저히 답을 내릴 수 없겠더라고요. 결국 군 복무 때부터 취미 삼아 시작한 일본어를 살려 오사카로 워킹 홀리데이를 갔어요.
조금이라도 여유 있을 때마다 난바, 우메다, 교토 등등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아이쇼핑’을 했고, 제가 진짜 좋아하는 건 패션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때부터 구매 대행을 부업으로 작게 시작했어요.
때마침 패션 회사에서 론칭한 브랜드로 이직하면서 동종 업계를 좀 더 깊이 공부할 수 있었고, 구매대행도 이전보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병행하다가 부업으론 도저히 소화할 수 없을 때 과감하게 퇴직하고 본격적으로 AAO를 시작했어요.

@AAO
🅠 오사카에 거점을 두고 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워킹 홀리데이 지역을 정할 때 도쿄와 오사카 둘 중 하나를 고민했는데 조금 더 사람답고(?) 정감 있는 지역이라 판단했고 도쿄보단 오사카가 한국이랑 가까운 것도 이유 중 하나였어요. 지금은 제 와이프도 오사카 사람이어서 가정과 사업도 모두 오사카에 있네요.
🅠 뜬금없지만 지금 오사카 날씨는 어떤가요?
정각부터 세 시 사이는 완전 찜질방입니다. (웃음)

Street Magazine 1994.9
🅠 일본 패션을 언제부터 동경했나요.
제 고향 울산에 20년 전쯤 ‘코바야시’라는 미용실이 있었어요. 단골손님이었는데 거기서 봤던 패션 매거진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남들과 겹치거나 비슷한 것을 싫어했거든요. 그 잡지 속 일본 사람들은 모두 개성 넘쳐서 그때부터 일본 패션에 눈을 뜨게됐어요.
🅠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패션을 대하는 일본인과 한국인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
‘평가’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를 논하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한국은 칭찬 또는 비판을 자유롭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만, 일본은 상대방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해요. 그래서 한국인은 품질이나 디자인을 두루 평가받은 제품을 구매한다면 일본은 자신이 좋아하는 무드나 스타일에 맞춰 옷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결국엔 문화 차이죠.

@AAO
🅠 일본은 네트워크가 중요하잖아요. 바잉을 하는 입장에서 담당자들과 신뢰 관계를 쌓아야 좋은 물건을 소싱할 수 있을 텐데, 관계를 트는 과정에서의 고충은 없는지.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AAO라는 회사를 어필해야 하는 순간이 많아요. 특히 일본은 사업적으로 폐쇄적인 국가라 그런 부분에서 조금 고돼요. 가령 소통은 이메일로만 해야 한다거나 은어를 해석해야하는 일도 그렇고요. 근데 뚝심의 한국인으로서 본사나 매장까지 두 발로 직접 찾아가서 발품 파는 열정을 보이면 생각보다 마음을 열어주는 기업도 많아요.

@AAO
🅠 제품을 셀렉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있다면.
사업의 본질은 ‘구매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 가격보다 좋은 원단 또는 다른 브랜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디테일, 제3자가 보았을 때 그 가격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고 느낄 수 있는 포인트 등등이 중요해요.
AAO의 셀렉
지금 만나볼 수 있는 셀렉


@AAO
🅠 분기마다 팝업이나 협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등 추진력이 남다른데, 실제 프로젝트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은.
‘이용하는 분들이 좋아할 것인가?’예요. 지금까지 팝업을 국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했어요. 사실 수지타산을 생각하면 이렇게 많은 곳에서 할 이유는 없지만, 다른 브랜드가 하지 않는 지역에서 하면 그곳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정말 좋아하세요.

@TeAm AAO
🅠 팝업을 단순히 사업적 성장보다 고객과 직접 만나는 자리로 중요하게 여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유가 있었군요.
맞아요. AAO를 더 깊게 경험하고 교감하고 친근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팝업 열어줘서 감사하다”고 디엠으로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보람을 참 많이 느껴요.
🅠 인터뷰를 하다 보니 기범님은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듣기 좋네요. (웃음) 힘든 일에도 크게 걱정 안 하고 뭘 해야 하는지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라, 어떤 것도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긍정적인 기운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네요.

AAO X Vanson
🅠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Vanson과 만들었던 ‘REAL BONE MOHAIR BLEND KNIT’. 밴슨은 슈프림과 콜라보를 할 정도로 오랜 업력을 지닌 브랜드라 제가 만든 회사와의 협업이 더욱 특별하게 기억에 남아요. 지금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karasu
🅠 후루츠에서 활동하는 셀러나 숍 가운데 최근 흥미롭게 지켜보는 곳이 있나요.
Karasu. AAO와는 다른 느낌의 일본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서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AAO
🅠 회사를 운영하면서 중요하게 지키는 원칙이 있다면.
AAO의 사내 슬로건은 ‘자유 속의 책임감’이에요. 직원과 대표가 하나의 회사에서 동반 성장하기 위해선 양질의 경험을 쌓아나가고, 업무 완성을 위해 서로 존중하면서 나아가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감사하게도 스태프 모두가 잘 지켜주고 있어요.
🅠 모든 게 빠른 세상이에요. 그런데 AAO는 그런 포부와 역행하는 ‘느리지만 단단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밝혔죠. 이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10점 중 7점을 주고 싶어요. 부족한 3점은 업무를 위한 매뉴얼, 복리 후생, 월급.
🅠 빔즈와 같은 샵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이야기했어요.
‘파랑색 빔즈가 되겠다’고 할 정도로 빔즈는 제 목표에요. 제 역할은 AAO의 스태프들이 더 AAO를 사랑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에요. 직원들이 자신의 가족 또는 취미를 위해 금전과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회사를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그런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두 ‘드림팀'이 되었을 때, 비로소 ‘제2의 빔즈'가 되지 않을까요?

@AAO
🅠 마지막 인사.
생각의 파편들이 이번 설문지 답변으로 인해 전부 다 이어진 거 같아서 너무나 좋은 기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